본문 바로가기

여행,설렘 그리고 맛48

남해 독일마을, 바다 너머 피어난 이국의 기억 물결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남쪽 바다 끝자락,그 곳에는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이방인의 색채를 품은 채,이 땅 위에 조용히 스며든 이름.바로, 남해 독일마을입니다.바람 따라 도착한 집, 그리움으로 지은 마을남해 독일마을은 단순히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관광지가 아닙니다.이 곳은 사람의 기억과 이주, 그리고 귀향이라는 사연으로 지어진 곳이지요.1960~70년대,대한민국은 산업화의 물결 속에수많은 젊은이들을 간호사와 광부로 독일에 보냈습니다.멀고 낯선 땅에서 가족을, 조국을 그리워하며묵묵히 일했던 그들.그들은 이 땅의 경제를 지탱했던 ‘보이지 않는 기둥’이었습니다.세월이 흘러,고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한 번도 잊지 못한 ‘고향’을이 곳 남해의 언덕 위에 새로이 지었습니다.독일에서 들여온 .. 2025. 5. 8.
제주 휴애리, 수국이 흐드러진 그 길을 따라 수국이 말을 거는 봄, 제주 휴애리에서제주도의 봄은 참 조용히, 그러나 선명하게 다가옵니다.바람에 실려온 꽃향기가 코끝을 간질일 때우리는 비로소 계절이 바뀌었음을 느끼곤 하지요.그 중에서도 제주의 남쪽 끝, 서귀포시 남원읍에 자리한‘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봄이 가장 먼저 머무는 곳입니다.매년 이 곳에서는 형형색색의 수국이 만개하며 ‘휴애리 수국축제’가 열립니다.흙을 딛고 선 꽃들이 햇살을 머금고 환히 피어나는 풍경은그 자체로 한 편의 시 같고,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기억이 됩니다.수국이 피어난 시간, 그 위에 내려앉은 봄축제가 시작되면 휴애리는 마치 수국의 바다처럼 변합니다.연보라, 청보라, 분홍, 연두빛이 번갈아 피어나는 꽃들이 길을 따라 펼쳐지고,어느 방향으로 발을 디뎌도 꽃향기에 둘러싸인 듯한 느.. 2025. 5. 7.
통영 동피랑, 천천히 걸을수록 아름다운 곳 물빛이 고운 남해의 도시, 통영.그 중에서도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작은 언덕 마을이 있습니다.‘동쪽 비랑’, 동피랑(東陘)은이름처럼 바람을 타고 동쪽 언덕을 타고난 마을입니다.한 때 철거 위기에 놓였던 이 마을은,벽에 그려진 그림 하나, 붓질 하나로 다시 숨을 쉬게 되었지요.언덕 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동피랑에 발을 들이는 순간,마치 오래된 이야기책의 한 장면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듭니다.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골목 사이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그리고 담벼락에 한가득 피어난 색색의 그림들.벽화마을이라는 단어가 주는 평범함을 이 곳은 가볍게 넘어섭니다.여기서는 벽이 말을 걸고, 길이 기억을 되살리며,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에 조용히 흔적을 남깁니다.어린왕자가 별을 바라보고,고양이가 낡은 지붕 위를 걷고,한.. 2025. 5. 6.
전남 담양 죽녹원 , 물결처럼 흐르는 바람 속 대나무숲의 숨결을 따라 전남 담양 죽녹원, 시간을 따라 걷는 숲죽녹원.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지요.죽(竹), 대나무. 녹(綠), 초록. 원(苑), 정원.이 세 글자가 어우러진 이름은 단순한 ‘대나무숲’을 넘어,어느새 마음 한구석을 물들이는 울림을 전해줍니다.전남 담양의 고요한 품 안에 자리한 죽녹원은,바쁜 일상 속 숨 고를 틈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다정하게 손을 내밀어 줍니다.수만 그루의 대나무가 어깨를 맞대고 선 이 숲에는,그 어떤 말보다 깊고 따뜻한 위로가 깃들어 있습니다.무언가를 애써 이야기하지 않아도,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는 느낌이 듭니다.초록의 정적, 대숲이 건네는 인사죽녹원의 입구에 들어서면,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바람의 소리예요.세상의 어떤 악기보다 더 맑고 투명한 소리로,대.. 2025. 5. 5.
강릉 테라로사 본점, 커피 한 잔과 여행의 향기 강릉 테라로사 그 곳에 가면강릉엔 바다 말고도, 꼭 들러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있습니다.커피 한 잔이 목적지가 되고, 공간이 기억이 되는 곳.그 여정의 끝에는 테라로사 강릉 본점이 있습니다.많은 이들이 이 곳을 단지 ‘카페’라 부르지만,실제로 도착해 문을 여는 순간,곧 그 단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붉은 벽돌과 햇살 사이, 여행은 시작됩니다강릉 구정면의 조용한 마을길 끝.붉은 벽돌 건물이 낮은 언덕 위에 고요히 앉아 있습니다.햇살은 그 틈을 지나 공간을 감싸고,철제 계단 너머로 푸른 나무들이 바람결에 몸을 기댑니다.외관은 마치 유럽의 오래된 와이너리 같고,문을 열면 펼쳐지는 실내는 더욱 깊고 넓습니다.정형화된 동선은 없습니다.곡선과 높낮이가 어우러진 미로 같은 구조 속에서자연스레 발길은.. 2025. 5. 4.
도쿄 갓파바시, 작은 그릇에 담긴 봄날 이야기 도쿄 아사쿠사, 갓파바시 도구거리 - 작은 부엌나라에 초대합니다! "여긴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즐거워집니다."유명 관광지 아사쿠사의 활기찬 골목을 지나살짝 방향을 틀어 걷다 보면,어느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조금 특별한 거리,갓파바시 도구거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요리사들의 디즈니랜드?!처음 이 거리를 마주하면,진심으로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우와, 여기 뭐야?! 세상 모든 주방도구가 다 모여 있잖아!" 반짝이는 칼들과 가지런히 늘어선 프라이팬,알록달록 모형 음식들과 아기자기한 미니어처 주방세트,손바닥만 한 그릇부터 커다란 솥단지까지…갓파바시는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의 나라이자,주방도구에 별 관심 없던 사람조차 넋을 놓게 만드는 곳입니다.그냥 지나칠 수 없는 구경거리들갓파바시에서.. 2025. 5. 3.
공주 마곡사, 숲이 먼저 말을 거는 절 숲이 먼저 손을 내미는 절, 공주 마곡사에서 언젠가 한적한 오후,바람이 종소리처럼 들려오는 길을 걷고 있다면그 끝엔 어쩌면 마곡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푸르게 물든 숲이 길을 안내하고햇살 한 줄기가 마음을 다독이며천천히, 아주 조용히 마음이 깃드는 곳.충청남도 공주 깊은 산자락에오랜 세월을 품은 고찰,마곡사(麻谷寺)가 그렇게 서 있습니다.자연이 먼저 말을 거는 공간 마곡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처음 마주하는 건 건물이 아닌 숲입니다.그 숲은 말이 없지만잔잔한 속삭임으로 방문객을 맞이하죠.키 큰 소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머물고솔잎 아래 바람이 지나가며 길을 씻어줍니다.기왓장 위로 스치는 바람,고요한 돌계단 위에 내려앉은 이끼조차이 절의 시간을 대변하듯 고요합니다.천년의 세월을 품은 마곡사의 품격 신라 선덕여왕.. 2025. 5. 2.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 꽃으로 쓰는 조용한 연서 도시의 바람이 잠시 멈추고,호수 위 햇살이 꽃잎 위에 내려앉는 어느 봄날.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는꽃이 말없이 피어나 사람의 마음을 물들이기 시작합니다.마법처럼 화려하고, 봄처럼 다정한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2025 고양국제꽃박람회는‘꽃,상상 그리고 향기' 라는 주제로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어우러지는 봄의 정원을 만들어냅니다.관람객은 구경하는 이가 아닌,꽃과 눈을 맞추고, 숨을 나누며자연에 함께하는 모든 존재가 됩니다.호수공원에 들어서면가장 먼저 꽃들이 말을 건넵니다.튤립의 붉은 속삭임, 장미의 숨결그리고 수의 부드러운 손짓이마음 가장 깊은 곳을 다정하게 두드립니다.꽃으로 짜인 길, 천천히 걷는 계절정문을 지나 펼쳐지는 정원은형형색색의 꽃들이 수놓은 색채의 길로 이어집니다.꽃으로 엮은 터널과 포토.. 2025. 5. 1.
김제 조정래 아리랑문학관, 한 시대의 숨결이 머무르는 곳 조정래의 흔적을 따라, 김제 문학관에 놓인 시간들 전라북도 김제.넓은 들녘과 고요한 바람이 이야기를 속삭이는 곳,그 길 위에는 철새들이 하늘을 가르고문장들이 땅에 뿌리내리는 작은 문학의 집이 있습니다.바로, '조정래 아리랑문학관'입니다.작가의 삶이 머물던 자리에 들르다문학관의 문을 여는 순간,한 시대를 품은 문장들이 조용히 다가옵니다.『태백산맥』, 『아리랑』, 『한강』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진실을 치열하게 꿰뚫은 작가 조정래 선생의삶과 사유, 그리고 문학적 여정이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이지요. 전통의 품을 닮은 단아한 건축물,그 안엔 작가의 육성과 친필 원고,그리고 세월의 결이 담긴 집필실이 고요히 자리하고 있습니다."문학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그 말처럼, 이 곳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그.. 2025.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