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이 속삭이듯 밀려오고,
바람이 조용히 뺨을 스치는 해운대 바닷가.
그 푸른 해변 위에,
올해도 마법 같은 축제가 피어납니다.
2025 해운대 모래축제.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여름의 문턱을 설레게 만드는 이 축제는,
모래라는 가장 순수한 재료 위에 상상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예술의 향연이자, 추억을 새기는 따뜻한 무대입니다.
바다 위에 피어난 문화의 성찬, 그 감동의 무대
올해 해운대 모래축제는
어느덧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처음 이 축제가 시작되었을 땐
단순한 해변 이벤트에 가까웠지만,
해가 갈수록 모래 위에 쌓이는 이야기는 깊어졌고,
작품은 더욱 정교해졌으며,
관객의 마음도 더 풍성해졌습니다.
2025년의 축제는
‘모래로 만나는 K-컬처’라는 주제를 품고 찾아왔습니다.
이 주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금 이 시대의 한국을 이야기합니다.
한류라는 이름 아래 세계로 퍼져 나간 한국의 음악, 영화, 드라마, 전통과 감성.
그 모든 것을,
이번엔 모래라는 언어로 표현해냅니다.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해운대 해수욕장과 구남로 광장 일대는
그야말로 예술과 놀이가 뒤섞인 거대한 무대가 됩니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는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수십 점의 모래조각 작품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붙들어 매듯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래, 섬세한 감정의 언어
모래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손끝으로 만지면 바스라질 듯 부드럽고,
바람만 스쳐도 흩날릴 것 같은 존재.
하지만 조각가의 손에 닿으면,
모래는 수많은 감정을 담은 이야기로 되살아납니다.
올해 축제에선 한국 문화의 상징들이 모래 위에 등장합니다.
단군신화, 세종대왕, 고구려 수렵도, 영화 부산행, e스포츠 스타 페이커, 블랙핑크 로제, 아기상어 등
세계인이 사랑하는 K-컬처 콘텐츠 20여 개를 모래작품으로 재현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거대한 모래조각으로 변신해 해운대 해변에 우뚝 서 있습니다.
모래라는 가장 연약한 소재가,
이렇게나 견고하고 아름답게 세워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보는 이의 마음엔 잔잔한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그 속을 걷는 순간,
우리는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이야기의 한 페이지를 걷는 주인공이 됩니다.
걷고, 보고, 만지고, 웃는 축제
해운대 모래축제는 단순한 전시가 아닙니다.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의 공간이자,
아이와 어른 모두가 같은 리듬으로 웃을 수 있는 놀이의 장입니다.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모래를 쌓으며 나만의 성을 짓고,
연인들은 샌드보드를 타며 파도처럼 흘러내리는 웃음을 공유합니다.
샌드 전망대에 올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 속 무게를 내려놓기도 하지요.
노을과 함께 물드는 예술, 해운대의 마지막 선물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해 질 무렵 황금빛으로 물드는 해운대의 바다와
모래조각의 환상적인 조화입니다.
햇살이 서서히 기울고, 조각들 위로 붉은빛이 드리워지는 그 시간.
모래조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시간을 담고,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그 앞에 선 사람들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자신도 모르게 조각과 닮은 자세로 그 앞에 멈춰섭니다.
어쩌면 그건,
이 축제가 전하고 싶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세상의 품 에서 잠시 벗어나,
고요하고 아름다운 여유 하나를 마음에 담아가는 것.
2025 모래축제를 만나는 방법
- 기간 : 2025년 5월 16일(금) ~ 5월 19일(월)
- 장소 : 해운대해수욕장 및 구남로 광장
- 주제 : 모래로 만나는 K-컬처
- 모래조각 전시 기간 : ~ 2025년 6월 8일(일)까지
조용히, 모래 위에 마음을 놓아봅니다
모래는 말이 없지만, 감동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이 곳, 해운대 바다의 부서질 듯 부드러운 모래 위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 위에 새겨지는 건
조각가의 예술뿐만 아니라
당신의 기억, 당신의 쉼표,
그리고 아주 작은 위로일지도 모릅니다.
파도는 잠시 물러나고
모래는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해운대는 말없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쁜 당신의 하루에 조용한 쉼표 하나가 되어드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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